[민물대낚] 2023년 26차 : 걸면 핑핑핑 청도 청도천 붕어낚시

조행|2023. 8. 28. 09:00

이제 폭염은 살짝 지나가서 그런지 낚시하러 많은 분들이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이곳저곳 낚시할 곳을 찾아다니다가 이번에는 청도천의 최하류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오늘은 운이 좋았는지 제가 자리를 잡자마자 다른 분들이 빈 자리를 채우시네요. 이곳은 청도천의 최하류권에 해당하는 곳으로 타이밍을 잘 맞춘다면 씨알 좋은 붕어들로 찌맛 손맛을 많이 볼수 있는 곳인데 청도천의 다른 포인트에 비해서 평균 씨알이 좀 작다는 이야기가 있는 곳입니다.

그렇지만 올해 장마철에 비가 많이 와서 아래쪽 밀양강에서 물길을 따라 대물붕어들이 많이 올라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 이곳에 왔는데 물색이 생각보다 좀 맑은 편이네요.

근처에 편의점이 없어서 좀 멀리까지 가서 샌드위치와 도시락을 사왔네요. 차대고 바로 옆에서 낚시를 할 수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아서 별로 힘들건 없었지만 밤낚시를 위해서 샌드위치 먹고 쉬면서 체력을 보충해 둡니다.

자리잡은 곳이 돌로된 석축지형이라서 살짝 높이가 있어서 혹시나 대물붕어를 들어올리다가 놓칠수도 있으니 뜰채도 준비해둡니다.

오늘은 살림망을 챙겨왔습니다. 예전에 쓰던건데 오래쓰다보니 여기저기 걸려서 구멍도 났지만 꿰매면서 쓰던건데 쓰는데 큰 문제는 없네요.

서쪽에 높은 산이 있어서 일찍 해가 산 너머로 넘어가네요. 확실히 해가 넘어가니 온도가 내려가는게 느껴지네요. 확실히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오고 있는게 느껴집니다.

이제 저녁먹을 시간이 되었으니 편의점 도시락으로 이른 저녁을 먹습니다. 치즈 소세지반찬이 살짝 느끼하긴 한데 김치볶음밥이라서 느끼함을 잡아줘서 괜찮네요. 그리고 계란후라이도 하나 있어서 가성비도 좋은 것 같습니다.

해도 넘어가고 어두워질 무렵이 되니 건너편에 현지인분으로 보이는 분이 자리를 잡으시네요. 건너편에도 자리가 있을까? 궁금했었는데 능숙하게 자리를 잡으시는 걸 보니 평소에 낚시를 자주 하는 포인트 같습니다.

여기는 보통 해질무렵부터 붕어입질이 들어온다고 들었는데 빨리 케미 불빛을 밝히고 밤낚시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완전히 어둠이 깔렸습니다만 아직까지 아무런 입질도 없네요. 건너편에는 붕어는 아니고 잉어를 걸어서 한동안 실랑이를 하는게 보였는데 그거 말고는 건너편도 입질이 없는듯 조용한듯 합니다.

어두워지면서 많이 불던 바람이 조금씩 줄어들더니 이제는 거의 불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조그만한 벌레들이 많이 달려들어서 모기향을 피워서 벌레들을 쫓아봅니다.

밤 9시가 되어갈 무렵 정면쪽 짧은 대의 찌가 쭉 솟습니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챔질을 했는데 갑자기 힘을 쓰는 바람에 피아노줄 소리가 나면서 깜짝 놀랐네요. 어떤 녀석인가 궁금해하며 꺼내보니 9치붕어입니다.

첫 붕어를 시작으로 따문따문 붕어들이 나오는데 월척은 되지 않고 8치 9치 정도의 붕어들이 챔질을 할때마다 피아노줄 소리를 내면서 저항을 하는데 찌맛도 좋고 손맛도 너무 좋습니다.

밤 10시가 넘어가면서 본격적인 입질타임이 시작된 듯 합니다. 다만 월척을 넘어가는 붕어는 나오지 않고 있네요. 그래도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으니 월척 붕어도 나와주기를 기도하며 컵라면 먹고 힘을 내서 계속 낚시를 이어갑니다.

자정을 넘어서도 계속 붕어가 나오는데 새벽 1시를 넘어가면서 전체적으로 붕어 사이즈가 좀 작아졌습니다. 월척 붕어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약간 기대감이 떨어집니다.

새벽 네시가 지나면서 다시 붕어 사이즈가 좋아졌습니다. 거의 동이 트기 직전 새벽 다섯시가 되어갈무렵 오른쪽편의 긴대의 찌가 솟길래 챔질을 했는데 이번에는 월척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지금까지 낚은 붕어중에 제일 컸지만 아쉽게도 월척에는 조금 모자라네요.

이제 날이 밝았습니다. 자욱하던 안개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걷히고 있는데 입질은 없습니다.

이제 완전히 밝아졌을때쯤 안개사이로 제일 왼쪽의 찌가 살짝 솟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가까이 가서 보고 있으니 찌가 쭉 솟습니다. 재빠르게 챔질을 하니 엄청난 힘으로 옆으로 째는걸 제압해서 끌어내는데 얼핏봐도 월척 붕어입니다. 안전하게 뜰채로 떠내니 웃음이 나네요.

청도천 32cm 월척붕어입니다. 밤새 이녀석을 만나려고 기다렸던 보람이 있네요.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그렇지만 월척붕어가 아니라도 밤새 많은 붕어들이 찌맛 손맛을 줘서 정말 재밌게 밤낚시였습니다. 그냥 들어올리다가 바늘이 빠져서 놓친 것도 많은데 엄청 많은 붕어를 살림망에 넣었습니다.

이제 동쪽 하늘로 해가 솟아오릅니다. 아침 햇살이 뜨겁긴 하지만 확실히 한여름의 햇살처럼 녹아내릴것 같은 느낌은 아니네요.

혹시나 아침입질이 더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물색이 너무 맑아서 그런지 아침에는 아무도 입질받는 사람이 없네요. 아무래도 슬슬 철수를 하는게 맞을듯 합니다.

이번에 낚은 녀석들입니다. 월척붕어는 한마리밖에 없지만 밤에 걸면 핑핑핑 피아노줄 소리를 내게하는 힘 좋은 녀석들이라 밤새 정말 재밌게 놀았네요. 이제 가야하니 전부 방생합니다.

그리고 제가 낚시한 자리도 깨끗히 정리하고 철수합니다. 이번에 이렇게 많은 붕어를 만날줄을 몰랐는데 운이 정말 좋았네요. 다음에도 이번처럼 운이 따라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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