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대낚] 2023년 38차 : 5짜터의 괴물 합천 중부2지 붕어낚시

조행|2023. 11. 20. 09:00

겨울이 다가오고 있긴 하지만 최근 날씨가 너무 오락가락해서 이번에는 어디로 가야할지?고민하다가 합천 적중면에 있는 중부2지라는 곳으로 출조를 했습니다.

중부2지는 주변에 있는 논에 농사용 물을 대기 위한 아주 조그만한 소류지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대물붕어가 살고 있는 5짜터입니다. 여름에는 마름수초가 뒤덮혀 낚시가 거의 불가하고 지금처럼 수초가 없는 시기에 낚시가 가능한데 규모가 작다보니 붕어들이 많이 예민해져서 웬만해서는 붕어구경도 못하는 곳입니다.

처음에 도착했을때 아무도 없었는데 맞은편에 한분이 오셨습니다. 이분도 여기에서 대물붕어에 도전해보려고 한달전부터 타이밍을 보다가 이번에 도전하시는 거라고 합니다.

물속 상황을 파악해보려고 지렁이를 달아놨는데 블루길이 나오기는 했지만 극성으로 달려들지는 않네요. 밤에는 지렁이 미끼를 사용해도 괜찮을듯 합니다.

여기가 5짜터이기에 일단 뜰채도 준비해둡니다. 살짝 둑이 높긴하지만 뜰채질 하다가 놓칠만한 높이는 아닌것 같습니다.

일단 밤이 되어야 붕어들이 입질을 해줄것 같아서 쉬면서 주위를 둘러보는데 논에 이상한 녀석이 있네요. 처음 보는 녀석인데 제법 다가갔는데도 도망가지 않고 제가 움직이는 만큼만 움직이네요. 혹시 이녀석 정체를 하시는 분?

오늘은 어쩌다보니 조금 빨리 와서 자리를 잡았더니 낮이 좀 길게 느껴집니다. 

이제 해도 거의 지기 시작했으니 근처 편의점에서 사온 도시락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밤낚시를 위한 케미 불빛을 밝혀봅니다.

와 이제 밤이 되니 정말 추워집니다. 밤낚시하다가 가스 떨어지면 얼어죽을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이제부터 부탄가스도 여유있게 챙겨다녀야겠습니다.

밤이 되니 분위기는 참 좋은데 터가 센 한방터답게 입질은 전혀 없습니다. 현지인분이 여기는 자정 넘어 새벽에 주로 입질이 들어오니 체력안배를 잘해서 새벽에 졸지말고 집중해야한다고 하니 여기로 출조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자정이 넘어 새벽 1시가 되어갈 무렵 가운데쪽 짧은대의 찌가 꿈틀하면서 살짝 내려갔다가 천천히 솟아오릅니다. 지켜보다가 챔질을 하니 바닥에 걸린듯 잠시 꼼짝도 하질 않다가 엄청난 힘으로 물속으로 쳐박습니다. 처음에는 제압이 잘 안되서 일단 버텨보자라는 생각으로 한참을 버티고 있으니 어느정도 힘이 빠진듯 제압이 되어서 뜰채로 떠보니 60cm정도 되는 잉어네요

뜰채에 담기전까지 어둠속에 보이는 실루엣만 봤을때는 정말 엄청난 괴물붕어를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괴물잉어를 만났네요.

잉어가 한참을 휘져어서 그런지 더이상 아무런 입질 없이 날이 밝았습니다.

건너편에 계신분도 밤에 뭔가 입질을 받기는 했는데 붕어는 아니라고 하네요.

날이 밝으니 다시 지렁이에 블루길들이 간간히 덤빕니다. 여기도 고양이가 있어서 블루길 잡아서 뒤쪽에 던져놓으니 고양이가 몰래 와서 물어가네요.

이제 해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밤새 추위에 얼었던 모든 것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것 같습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잠을 쫓고 단 한번의 입질이라도 오기를 기도하면서 지켜보지만 붕어는 전혀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살림망에 붕어를 담았어야 했는데 아쉽게도 붕어가 아니라 잉어만 담았네요.

 

이제 파라솔도 다 말랐고 낚시대도 다 말랐으니 철수할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살림망에 넣어둔 잉어부터 다시 물속으로 넣어주고 하나둘씩 짐을 챙겨봅니다.

이제 제가 낚시한 자리도 깨끗히 정리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철수합니다. 올해가 가기전에 멋진 대물붕어를 한번더 만나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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