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대낚] 2023년 37차 : 월척은 있다 밀양 가산지 붕어낚시

조행|2023. 11. 13. 09:00

이제 한층 겨울로 접어든듯 밤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시기가 왔습니다. 지난번 의성 한동지에서 마릿수 손맛을 보기는 했지만 월척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그래서 이번에 어디로 갈까?하다가 올해 봄에 4짜붕어를 만났던 밀양 가산지에 왔습니다.

저수지 도착해서 한번 둘러보는데 물색이 진짜 너무 좋습니다. 마름수초가 완전히 삭아내린건 아니고 지금 삭아내리는 중이라서 바닥이 아주 깨끗하지는 않지만 일단 마음에 듭니다.

낚시대 펴는데 옆에서 뭔가 부시럭 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보니 고양이가 있네요. 낚시꾼이 있으니까 블루길 얻어먹으려 온 것 같은데 한참 주변을 둘러보더니 가네요.

바람이 좀 불어서 쌀쌀할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햇살이 따뜻하고 좋아서 샌드위치 먹으니 가을소풍 나온 것 같은 느낌입니다.

처음에 도착해서 자리잡으려 둘러보다가 한분이 낚시대를 펴고 있어서 지나가다보니 피싱TV에서 됐어라는 낚시프로를 진행하시는 대포붕어님이 계시네요. 방송촬영은 아니고 물색이 좋아서 낚시대 폈다고 하시네요.

낚시대 다 펴놓고 잠시 대포붕어님에게 놀러가서 커피 한잔 엎어먹고 한참 즐겁게 이것저것 얘기를 하다가 자리에 돌아오니 벌써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려고 하네요.

후다닥 편의점 도시락으로 저녁을 먹고 밤낚시를 위해서 케미 불빛을 밝혀둡니다.

그리고 잊고 있었던 뜰채도 만일을 위해서 잡기 좋은 위치에 잘 배치해 둡니다.

이제 어둠이 깔리고 여기저기서 물고기 노는 소리가 많이 들리고 분위기는 참 좋은듯 한데 희망처럼 바로 붕어 입질이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확실히 입동이 지나서인지 밤이 되니 한기가 몰려옵니다. 난로를 켜놓으니 따뜻하니 정말 좋습니다.

밤 9시가 될 무렵 제일 오른쪽 긴대의 찌가 천천히 솟습니다. 전형적인 대물붕어 입질같아 집중하면서 챔질을 했는데 생각보다 가벼운게 나옵니다. 첫 붕어라서 기쁘기도 하지만 사이즈가 7치라서 좀 아쉽네요.

첫 붕어를 만나고 잠시 후 왼쪽편 짧은대의 찌가 멋지게 솟습니다. 이번에 챔질을 하니 핑핑 거리는 소리를 내며 힘을 쓰면서 붕어가 나오는데 전보다는 좀 더 큰 8치 붕어가 나왔습니다.

두 번의 입질을 받고 한동안 입질이 없다가 자정이 되어갈 무렵 제일 오른쪽 편 긴대의 찌가 천천히 솟습니다. 챔질을 하니 바로 수초에 감은듯 큰 움직임이 없이 수초와 함께 끌려나와서 크기가 짐작이 안된 상태였는데 이번에는 9치붕어입니다. 일단 계속 붕어 사이즈가 커지고 있으니 기분은 좋네요.

자정이 지나고부터는 물고기 노는 소리도 많이 줄어들었고 전체적으로 조용하며 입질도 전혀 없습니다.

컵라면을 먹고 졸려서 깜빡 졸다가 눈을 뜨고 둘러보는데 찌 하나가 솟아오르는게 보입니다. 후다닥 챔질을 하니 이번에는 제법 무게감이 느껴지는데 확실히 월척은 될거라고 생각하면서 꺼냈는데 역시나 32cm 월척붕어입니다.

월척 붕어를 낚고 얼마지나지 않아서 제일 오른쪽 긴대의 찌가 멋지게 솟습니다. 이번에는 더 큰 녀석을 기대하며 챔질을 했는데 이번에는 아쉽게도 월척에는 조금 모자라는 9치 붕어가 나왔습니다.

9치붕어를 마지막으로 날이 밝아오는데 안개가 밀려와서 찌가 거의 보이질 않습니다.

동쪽 하늘에서 해가 떠오르는데 정말 멋지네요. 풍경에 취한다는 말이 딱 지금같은 상황입니다.

해가 뜨고 안개가 걷히자 주변에 고양이들이 찾아옵니다. 아무래도 낚시꾼들이 블루길을 잡아서 고양이한테 많이 줘서 그런지 이녀석들이 제가 블루길 잡아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녀석은 어제 봤던 녀석 같은데 이 녀석도 아침이 되니 찾아왔네요.

제가 블루길을 잡아서 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데 한동안 블루길을 주지 않자 받침틀로 슬금슬금 가서 가만히 지겨보고 있으니 내 눈치 한번 쓱 보더니 조금 남아있는 떡밥을 먹네요. 그러더니 그걸로는 부족했는지 옥수수도 먹습니다. 어차피 남으면 버리는거니 실컷 먹으라고 그냥 나뒀습니다.

지난 봄에 4짜붕어를 만났을때처럼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기다려봤는데 이제 기다릴만큼 기다렸으니 철수해야할 시간이 된 듯 합니다.

첫 5마리 오늘의 조과입니다. 지난번에는 월척이 없어서 좀 아쉬웠는데 오늘은 월척이 있으니 나름 만족스럽네요. 다음을 기약하며 전부 방생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낚시한 자리도 깨끗히 정리하고 철수합니다. 다음주는 진짜 추워지는 것 같은데 어디로 가야 붕어를 만날수 있을까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