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대낚] 2021년 24차 : 기다리던 그날이 오면 대청호 붕어낚시

조행|2021. 8. 31. 09:00

오늘은 제가 1년에 딱 한번 장마철 오름수위가 되면 꼭 찾아가는 곳에 왔습니다. 올해 장마때 비가 생각보다 많이 오질 않아서 올해는 못가보나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에 태풍으로 어느정도 오름수위라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오늘 미끼는 글루텐과 지렁이입니다. 대청호는 블루길과 배불뚝이라는 잡어가 낮에는 엄청 극성을 부리기에 낮낚시는 웬만한 미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 편이 좋을 듯 싶습니다. 그렇지만 밤에 잡어가 빠지면 그때부터는 지렁이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오늘 자리잡은 이곳은 보통 차량이 진입가능한 곳인데 최근 비가 와서 혹시나 해서 낚시짐 나르고 수초작업하니 온몸에 땀이 줄줄 흐르네요. 요근래 여름은 지나갔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여름이 남아있네요.

역시나 예상대로 잡어들이 엄청 극성을 부립니다. 글루텐도 들어가자마자 잡어들이 달려들고 물 위에는 배스치어들로 보이는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서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심심해서 배불뚝이 한마리를 잡아보았습니다. 처음 대청호에 낚시하러 왔을때 옆에 앉으신 현지인 조사님께서 배불뚝이라고 말씀해주셔서 배불뚝이라고만 알고 있습니다.

낚시대 펴고 난 다음에 간식으로 먹으려고 사왔는데 짭짤한게 시원한 맥주 한잔이 생각나네요. ㅎㅎ

비가 와서 수위가 1m이상 올라 육초들이 물에 잠겨서 그런지 낮인데도 벌레들이 엄청 많네요. 혹시 모르니 모기향부터 피워놓습니다.

이곳 근처에는 편의점이 없어서 오다가 편의점에 들렀는데 생각보다 도시락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맛남의 광장 곤드레 빽햄 유뷰초밥을 샀는데 역시 백종원이네요. 웬만해서는 실패가 없습니다. 제 입맛에 맞아서 제법 맛있습니다.

해가 떠 있을때는 엄청 덥더니 해가 지니 금방 시원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걸 보니 이제 정말 여름은 지나가고 있는 중인가 봅니다. 이제 조금씩 어두워지고 있으니 케미도 준비해봅니다.

조금씩 어두워지고 있지만 잡어들은 여전히 극성을 부립니다. 글루텐도 들어가자마자 가만히 두질 않습니다. 아직 좀 더 기다려봐야할 것 같습니다.

약간 잡어들이 줄어든 것 같아서 지렁이를 투입해봤는데 조그만한 블루길이 나왔습니다. 이제 배불뚝이들은 빠졌는지 블루길들이 미끼를 탐하는 것 같은데 좀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른쪽 낚시대 채비점검을 하고 있는데 제일 좌측의 찌가 솟습니다. 이번에도 블루길이겠거니하고 챔질을 했는데 이번에는 크지는 않지만 붕어가 나왔습니다. 이제 슬슬 붕어가 움직여주는건지 모르겠지만 집중을 해야할 시간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첫 붕어가 나와서 이제 잡어들이 빠지고 붕어들이 활동을 하는건가?라는 생각을 했는데 여전히 잡어들이 활동을 많이 하네요. 자정이 넘어가고 있지만 잡어들이 빠질 생각을 안 하는 것 같습니다.

잠시 차에 갔다왔더니 고양이가 글루텐을 훔쳐갔습니다. 고양이가 물고기 훔쳐가는 건 봤는데 글루텐떡밥을 훔쳐가는건 처음 봤네요.

새벽이 되어서도 계속적으로 잡어들 입질이 끊임이 없는 가운데 블루길 입질처럼 찌가 움직이길래 챔질을 해보니 조그만한 붕어가 나왔습니다. 뭔가 상황이 예전 오름수위와는 다른 것 같네요.

이번에도 블루길의 잔망스런 입질같았는데 붕어가 나왔습니다. 보통 붕어들이 들어오면 잡어들이 빠지곤 하는데 붕어가 작다보니 잡어들이 빠지지 않고 붕어들과 먹이경쟁을 하다보니 붕어가 이런 입질을 하는것 같네요.

날이 밝아오기 직전에 잠시 잡어들이 조용한 것 같더니 제일 좌측의 찌가 쭉 솟는게 보입니다. 이번에도 잔챙이 붕어인가?라는 생각을 하면 챔질을 했는데 갑자기 힘을 쓰는데 깜짝 놀라서 제압을 해보니 이번에는 제법 튼실한 붕어가 나왔습니다. 월척은 아니지만 제법 쓸만한 사이즈의 대청호 붕어입니다.

날이 밝기 직전 쓸만한 붕어 한마리 낚자마자 날이 밝아오기 시작하네요. 날이 밝아오니 역시나 블루길과 배불뚝이들이 더욱더 성화를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보다 조금 상류쪽에 자리를 잡으신 분들인데 한분도 자리를 지키고 있으신 분들이 없네요. 날이 밝자마자 깔끔하게 포기하고 쉬러가신건지 모르겠네요.

지난 밤에 제 글루텐 떡밥을 훔쳐간 녀석이 제 뒤에서 자리를 잡고 있네요. 낚시꾼들이 블루길 잡아서 먹이로 고양이에게 많이 줬던 모양입니다. 이 녀석도 제가 블루길을 잡아서 주기를 기다리고 있는듯 합니다.

지렁이가 남아서 그냥 블루길 좀 잡아서 줬더니 낼름낼름 잘 받아먹네요. ㅎㅎ

오늘의 조과입니다. 대청호에 올때마다 손맛을 진짜 많이 봤었는데 이번에는 좀 저조하네요. 네 마리를 낚기는 했지만 씨알이며 마릿수며 조금 아쉽습니다.

마지막에 날이 밝기 직전에 그나마 쓸만한 대청호 붕어가 한마리 나와줘서 다행입니다.

제가 낚시한 자리는 깨끗히 정리하고 철수합니다.

올해는 이상하게 조과가 저조한데 대청호 오름수위에서도 조과가 그렇게 좋지는 못하네요. 이제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오고 있는데 올 가을에는 풍성한 조과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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