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대낚] 2022년 13차 : 아마도 그건 의령 신반천 붕어낚시

조행|2022. 7. 4. 09:00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올해 장맛비는 경기도와 강원도 북쪽 지역에만 집중호우처럼 내리고 아래쪽 지방은 그저 소나기처럼 내리다 보니 장마 같지 않은 장마네요. 장마에 비가 내려서 메마른 저수지들에 물이 차오르면 출조를 하려 했으나 비가 오지 않으니 갈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비가 오면 가려고 했던 몇몇 저수지들을 돌아봤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이번에는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작년 한여름에 한번 출조를 해서 손맛을 봤던 의령의 신반천에 출조를 했습니다.

장마가 왔지만 비가 오지 않으니 폭염이 기승을 부립니다. 낮에는 열기가 장난이 아니네요. 차대고 바로 낚시가 가능한 곳이라서 그나마 편한 곳이지만 그래도 땀이 줄줄 흐릅니다.

뜨거운 바람이기는 해도 그래도 바람이 불어주니 파라솔 펴놓고 그늘에 있으니 견딜만 합니다. 바람이 불지 않았다면 아무리 그늘이라도 더위 먹을 것 같네요.

작년과 비교해서 블루길과 배스들이 상당히 설치네요. 지렁이는 쓰기 힘들듯해서 글루텐 미끼를 넣어놨는데 낚싯대 펼 때는 괜찮더니 오후로 가면서 글루텐에도 뭔지 모를 잡어들이 덤비기 시작합니다. 도무지 감당이 되지 않아서 옥수수 미끼로 교체합니다.

수풀 속에 들어와서 자리를 잡고 있으니 벌레들이 상당히 많네요. 좀 이르기는 하지만 벌레 퇴치용으로 모기향부터 피워놓았습니다.

점심을 좀 부실하게 먹었던 탓인지 오후 5시가 넘어가니 배가 고프네요.편의점에서 사 온 도시락을 먹습니다. 요즘 물가가 정말 많이 올라서 식당 음식 가격들도 많이 올라서 편의점 도시락이 가성비 때문에 많이 팔린다고 하네요.

이제 슬슬 케미불빛을 밝힐 시간이 되었습니다. 잡어들이 좀 덤비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어두워지고 있는데도 여전히 잡어들이 엄청 덤비네요.

완전한 어둠이 깔리자 수달이 제 앞에 놓은 찌들 사이를 휘저으면서 지나가니 잡어들이 수달을 보고 도망을 간 건지 다행히 잡어들 입질이 사라졌습니다.

그렇지만 밤이 깊어가고 있는데도 찌들은 꼼짝도 하질 않네요. 혹시나 해서 미끼를 이것저것 바꿔보고 있지만 모든 찌들이 뿌리를 내린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자정이 지나고 새벽 한시가 되니 다시 잡어들이 찌를 건드리기 시작한걸 보니 붕어들도 움직일 거라고 생각하고 집중하고 있으니 새벽 두시쯤 좌측 긴대의 찌가 멋지게 솟아오릅니다. 잽싸게 챔질을 해보니 9치 붕어가 나와주네요.

다음 입질을 기대하고 집중해보지만 아쉽게도 날이 밝아오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날이 밝아오니 여기저기서 물고기들의 라이징도 보이고 왠지 한 번은 입질이 더 들어올 것 같은 느낌에 집중에 집중을 해봅니다.

그러다가 새벽 6시쯤 좌측 짧은대의 찌가 꼼지락꼼지락 대더니 쭈욱 솟는 게 보여 챔질을 했더니 정말 괴물 같은 엄청난 힘에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지면서 낚싯대 우는 소리가 나더니 이내 다시 펴지고 마네요. 허무함에 채비를 확인해보니 케블라 목줄이 터졌습니다.

바늘 두개가 한꺼번에 마치 물어뜯기듯이 목줄이 터져버린걸 보니 아마도 그건 붕어는 아닌 듯싶습니다. 4짜 붕어라도 이 정도의 힘을 내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되며 무조건 괴물급의 잉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 동쪽 산 위로 해가 솟아나와서 햇살이 주변을 비추기 시작하니 열기가 느껴집니다. 오늘도 폭염주의보가 내릴 듯 급격하게 기온이 올라가는 듯합니다.

바늘 두개나 삼키고 목줄을 터트려버린 녀석 때문에 좀 더 자리를 지키고 있어 보지만 더 이상의 입질은 없네요. 아무래도 더 더워지기 전에 철수하는 게 나을 듯합니다.

살림망의 붕어를 방생하려고 꺼내보니 가뭄에 먹을 것이 부족해서 그런지 붕어가 왠지 빼빼 말라 보이네요. 다음에 만날 때는 빵 좋게 듬직한 붕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낚시한 자리는 깨끗이 정리하고 철수합니다. 장맛비가 이제 아래쪽으로 좀 내려온다고 하던데 제대로된 장마비가 되어서 오름수위 찬스 한번 봤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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