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대낚] 2021년 15차 : 한방터 4짜붕어 창원 소류지 붕어낚시

조행|2021. 6. 7. 09:00

올해는 이상하게 일교차가 너무 커서 그런지 산란철에도 이렇다할 조과를 보지도 못했는데 벌써 낚시가 어려운 배수기가 되었네요. 그런데 얼마 전 어떤 분이 창원에 4짜붕어가 출몰하는 좋은 곳이 있다고 소개를 해주셔서 이번에 창원으로 다녀왔습니다.

도착해보니 한방터라고 하는데 포인트가 기가 막힙니다. 연안에는 뗏장수초와 어리연이 자라고 있고 어리연이 듬성듬성 있어서 사이사이로 찌를 내리기에는 정말 좋은 곳이네요. 한바퀴 둘러보고 제일 좋아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곳은 예전에 유명한 한방터였는데 조금씩 잊혀져가고 있는 곳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고 조용한 곳이라고 합니다.  이곳을 알려주신 분이 옥수수를 약간 삭혀서 쓰면 좋다고 해서 햇빛에 삭혀봅니다.

그나저나 낮기온이 상당히 높습니다. 낚시대를 펴고 파라솔 밑에 있는데도 덥습니다. 집에서 생수를 얼려서 가져왔는데 신의 한수였네요.

시원한 얼음물을 마시면서 있다보니 오른쪽에 빈공간이 허전해서 낚시대 한대를 더 폈습니다. 붕어를 잘 못 낚다보니 자꾸 욕심이 생기네요. ㅎㅎ

저수지 상류에 어리연이 전체적으로 퍼져있어서 수심이 얕은 평지형 저수지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수심이 생각보다 깊네요. 그래도 28대와 48대의 수심차이가 많이 나지는 않네요.

지난 번에 낚시갔다가 낚시의자 다리가 부러져서 새롭게 낚시의자를 준비했습니다. 도날드 낚시의자는 커버 디자인만 바뀌고 나머지는 똑같은것 같네요.

올때 점심을 일찍 먹어서 인지 벌써부터 배가 출출하네요. 오늘도 편의점 도시락으로 배를 채워봅니다.

저수지 상류쪽에는 과수원이 바로 붙어 있어 어떤 과일을 기르시나 봤는데 복숭아네요. 이제 열매가 살구 크기 정도로 달려있네요.

저수지가 주변에 산이 있어서 그런지 벌써 모기가 달려드네요. 지난 번에 민물고기 연구소라는 유튜브에서 추천하길래 구매해둔 모기기피제인데 이번에 써봐야겠습니다.

이곳을 알려주신 분이 밤보다는 낮에 입질이 들어온다고 하셨는데 슬슬 어두워지려고 하는데 입질이 없네요. 이제 밤낚시를 준비해야할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밤낚시를 위해서 케미 불빛을 밝혔습니다. 어두워지니 물고기들이 좀 더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 같긴한데 아무래도 물소리를 들어봐서는 배스가 먹이사냥을 하는 것 같습니다.

어두워지고 주변이 조용해지니 저 건너편 농막에서 울려퍼지는 노랫소리가 훨씬 더 크게 들리네요. 혹시 계속 노래를 틀어놓고 있는건 아닌가 했는데 8시반이 지나니 불도 끄고 퇴근하시네요.

노랫소리가 사라지니 고요함이 찾아오네요. 초저녁에 배스들의 움직임이 느껴졌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한방터답게 물소리도 거의 없고 정말 고요해지네요.

자정이 다 되어가는데 찌는 꼼짝도 하질 않습니다. 꼼짝도 하지 않는 찌를 보고 있자니 졸리기도 하지만 저녁을 일찍 먹어서 그런지 배가 출출하네요. 일단 컵라면 먹고 좀 자다가 새벽에 일어나서 낚시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자정이 된 후에 의자에 앉아서 잠을 자다가 두시쯤 깨서 찌를 둘러보고 있는데 제일 좌측의 찌가 천천히 솟는게 보입니다. 아직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잠결에 챔질을 했는데 무언가가 무지막지한 힘으로 끌고가는걸 제압해보니 4짜붕어입니다. 체고만 봤을때는 4짜가 훨씬 넘어보였는데 계측해보니 딱 40cm네요.

자다가 4짜붕어를 낚고보니 잠이 확 달아나네요. 이제 새벽 두시밖에 되지 않았으니 또 다른 대물붕어가 입질을 해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커피 한잔 마시고 다시 한번 입질을 기다려봅니다.

어쩜 자다가 일어나니 그때에 맞춰서 붕어가 입질을 해주는지 정말 행운인것 같습니다.

두 눈을 부릅뜨고 찌들을 지켜봤지만 더 이상의 입질 없이 조금씩 날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곳은 밤보다는 낮에 입질이 잘 온다고 하니 날이 밝았지만 기대감이 좀 더 커지네요.

지난 밤에 4짜 붕어를 낚은 찌입니다. 제일 왼쪽에 약간 맹탕같은 부분이 있어서 그곳에 넣어둔 찌인데 정말 멋지게 올려줬습니다.

차에 갔다오면서 보니 나무에 열매가 많이 달려있길래 무슨 나무인가 봤는데 앵두나무네요. 제가 어릴적에 우리집 뒷마당에 앵두나무가 있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막 떠오르네요.

날이 완전히 밝았음에도 수초 근처에 붙여준 찌들은 밤에는 물론 낮에도 꼼짝도 하질 않네요.

햇살이 물에 반사되어 뜨겁네요.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파라솔 그림자 밑에서 혹시나 하는 입질을 기다려보지만 이제는 낮에 입질이 오는 패턴이 바뀐듯합니다. 그래도 4짜붕어를 낚았으니 만족합니다. 

살림망도 말려야하니 붕어를 방생하기 전에 다시 한번 계측을 해보니 낚았을때는 40cm였는데 1cm가 줄었네요. 물에 넣어주니 대물붕어라서 그런지 여유있게 물속으로 헤엄쳐 들어네요.

이제 철수해야겠습니다. 이 곳에 낚시하러 오시는 분들은 모두 쓰레기를 잘 치우셔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쓰레기가 거의 없습니다. 제가 가져간 쓰레기만 가져가면 될듯 하네요.

기대를 안 하고 온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대물붕어를 낚고 나니 기분이 좋네요. ㅎㅎ 다음에 어떤 붕어를 만날지 모르겠지만 에너지가 만땅으로 충전된듯 싶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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